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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에서는 기후 위기와 자원 고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친환경 도시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하고 있다. 특히 제로웨이스트 개념은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폐기물 발생 자체를 줄이는 도시 시스템의 핵심 원칙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각 나라의 주요 도시들은 재생에너지 활용, 녹지 공간 확대, 대중교통 친환경화, 자원 순환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도시 모델을 실현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제로웨이스트 정책과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세계의 친환경 도시 다섯 곳을 살펴보고, 이들이 어떻게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하고 있는지를 분석해 보려 한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우리는 도시 차원에서의 제로웨이스트 실천 방법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이는 국내 정책과 개인 실천에도 큰 영감을 줄 수 있다.
1. 샌프란시스코(미국): 세계 최초의 ‘제로웨이스트 선언 도시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도시인 샌프란시스코는 전 세계적으로 제로웨이스트 도시 전략을 가장 먼저 체계적으로 도입한 도시 중 하나다. 이 도시는 2002년 ‘제로웨이스트를 2020년까지 달성하겠다’는 야심에 찬 목표를 수립했고, 이후 생활 폐기물의 재활용률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샌프란시스코시는 플라스틱 봉투와 폼 용기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으며, 쓰레기를 배출할 때는 반드시 세 가지 분류(재활용, 유기물, 일반쓰레기)에 맞춰 분리해 배출하도록 법제화했다. 위반 시 벌금이 부과되며, 시민 교육 및 소규모 비즈니스 대상 캠페인도 활발히 진행된다.
샌프란시스코의 또 다른 특징은 음식물 쓰레기의 퇴비화 시스템이다. 유기물로 분류된 음식물 쓰레기는 시 차원에서 수거되어 지역 농장에 공급되는 고품질 퇴비로 전환된다. 이는 자원의 순환을 실현하는 대표적인 모델로 평가받으며, 전 세계 도시들이 벤치마킹하는 정책 중 하나다. 또한, 도시의 쓰레기통에는 ‘Zero Waste’ 라벨이 부착되어 있으며, 관광객조차도 쉽게 분리배출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제로웨이스트가 개인 선택이 아닌 도시 시스템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 대표적 사례다.
2. 코펜하겐(덴마크) &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에너지 자립과 자원 회복의 대표 도시
북유럽 국가 중에서도 덴마크의 코펜하겐은 세계에서 가장 지속 가능한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 도시는 탄소 중립을 목표로 삼았으며, 실제로 2025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 달성을 위한 체계적인 정책을 추진 중이다. 자전거 도로의 총 길이는 400km 이상에 달하고, 시민의 60% 이상이 자전거를 일상 이동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또한 대중교통은 대부분 전기 또는 바이오가스로 운행되며, 도심 내 차량 진입을 제한하는 구역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소(Amager Bakke)가 유명하며, 이곳은 폐기물을 소각해 전기와 난방을 생산하고, 소각 과정에서 나오는 배출물은 정화시켜 대기 오염을 최소화한다.
한편, 동유럽의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랴나(Ljubljana)는 EU 국가 중 최초로 '제로웨이스트 도시' 인증을 받은 곳이다. 이 도시는 폐기물 분리수거율이 무려 70% 이상이며, 유럽 평균보다 20% 이상 높은 수치다. 류블랴나시는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고, 시민들이 집 앞에서 쉽게 분리수거를 할 수 있도록 가정용 폐기물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한 시 전역에 ‘제로웨이스트 숍’을 늘려 리필 용품 구매를 활성화하고 있으며, 도시 전체가 ‘재사용’ 중심의 생활 구조를 갖추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류블랴나는 작지만 강한 지속 가능성의 모델로, 인구 밀도 대비 정책 효율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 토론토(캐나다) & 후쿠오카(일본): 시민 참여 중심의 제로웨이스트 전략
캐나다의 토론토는 북미 지역에서 가장 체계적인 재활용 및 자원순환 도시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 도시는 ‘3Rs 정책(감소·재사용·재활용)’을 도시 전역에 적용하고 있으며, 주민 교육을 기반으로 한 제로웨이스트 운동이 활발하다. 특히 토론토는 재활용품 수거 분류 시스템이 전자화되어 있어, 주민 개개인의 분리수거 정확도를 측정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또한 공공장소, 학교, 상점 등에서 ‘낭비하지 않는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제로웨이스트 인증 마크를 부여하고, 지역 커뮤니티의 환경 리더를 양성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런 접근 방식은 시민 참여를 기반으로 한 상향식 전략으로,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데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
아시아 도시 중에서는 일본 후쿠오카가 주목할 만하다. 이 도시는 분리수거의 ‘철저함’으로 유명한데, 10종 이상의 분리 카테고리를 통해 쓰레기를 분류하고 있고, 불연성 쓰레기 수거는 월 1회만 허용된다. 이는 시민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지만, 정책 초기부터 시민 교육을 강화하여 현재는 높은 참여율과 분리 정도 정확도를 유지하고 있다. 후쿠오카는 각 가정에 쓰레기 매뉴얼을 배포하고 있으며, 매뉴얼에 따라 분리하지 않을 경우 수거를 거부하는 원칙도 철저히 지킨다. 또한, 음식물 쓰레기 감축을 위해 남은 음식을 활용하는 요리 강좌, 지역 농산물 리사이클 캠페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후쿠오카의 정책은 시민 스스로가 규칙을 이해하고 지킬 수 있게 만드는 구조로, 생활 속에서 실현 가능한 제로웨이스트 모델을 보여준다.
4. 제로웨이스트 도시가 주는 교훈과 한국 사회에의 시사점
지금까지 살펴본 도시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정책, 인프라, 시민 교육, 법제도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제로웨이스트를 실현하고 있다. 이들의 사례는 단지 폐기물을 줄이는 것을 넘어, 도시의 에너지 구조와 소비 방식, 시민의 삶의 태도까지 변화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산프란시스코와 류블랴나는 시민들이 ‘분리수거를 해라’는 명령이 아닌, ‘왜 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도록 설계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사용했고, 이는 정책의 지속성과 효율성에 크게 기여했다.
한국 역시 점점 더 많은 도시에서 제로웨이스트와 관련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인프라와 시민 인식 사이의 간극이 존재한다. 이번에 살펴본 해외 사례는 단순 캠페인보다 구조적 시스템과 참여 기반 정책 설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정부와 기업,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3자 협력 모델이 이상적이라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국내 도시들이 이와 같은 해외의 성공 사례를 참고하여, 지역 특성에 맞는 제로웨이스트 시스템을 도입하고, 실제로 생활 속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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