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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제로웨이스트는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쓰레기 자체를 만들지 않도록 소비 구조를 바꾸는 생활 철학이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해외에서는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는 제품과 브랜드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소비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미국, 유럽, 호주를 중심으로 한 브랜드들은 제품의 포장부터 유통 방식, 성분 구성까지 모든 면에서 친환경을 고려해 설계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제로웨이스트 브랜드와 실제로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대표 제품들을 소개하며,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국내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실질적인 참고가 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글로벌 트렌드 & 해외 사례 분석: 해외에서 인기 있는 제로웨이스트 브랜드 & 제품 소개


 1. Package Free Shop & Ethique: 제로웨이스트의 대표 브랜드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한 Package Free Shop은 제로웨이스트 실천자들 사이에서 매우 잘 알려진 브랜드다. 이 브랜드는 이름 그대로 포장재 없는 제품을 기본으로 하며, 비누, 샴푸가, 재사용 가능한 면도기, 천연 칫솔 등 다양한 친환경 생활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모든 제품은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완전히 재사용 또는 생분해할 수 있는 소재로 만들어져 있으며, 제품의 생산 과정 또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창립자 로렌 가수는 유명한 제로웨이스트 활동가로, ‘내가 만든 쓰레기는 단 한 병’이라는 철학을 실생활에 반영한 사례로도 잘 알려져 있다. Package Free Shop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사용자에게 ‘어떻게 지속 가능한 소비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도 함께 제공하며 강한 브랜드 철학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뉴질랜드에서 시작된 Ethique는 고체 화장품 브랜드로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브랜드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제품이 플라스틱 없이 고체 형태로 제작된다는 점이다. 샴푸, 컨디셔너, 세안제, 로션까지 전부 바 형태로 만들어져 있으며, 종이 포장만으로 배송된다. Ethique는 ‘1개의 고체 샴푸 바가 플라스틱 병 3개를 줄인다’는 슬로건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실제로 브랜드 출시 이후 지금까지 1,300만 개 이상의 플라스틱 병 폐기를 막은 효과를 냈다. 그들은 B Corp 인증을 받은 브랜드로, 환경뿐만 아니라 윤리적 노동, 공정 거래 등 사회적 책임도 함께 실천하고 있다. 제로웨이스트와 뷰티를 결합한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2. Zero Waste Club & Wild: 실용성과 디자인을 겸비한 브랜드

영국에서 시작된 Zero Waste Club은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로웨이스트 제품으로 유명하다. 이 브랜드는 대나무 칫솔, 유리 빨대, 스테인리스 면도기, 재사용 가능한 밀랍 랩, 비건 천연 비누 등을 판매하며, 제품 하나하나에 “지속 가능성”이라는 철학을 세심하게 녹여낸다. 제품 포장은 모두 재활용 종이 또는 생분해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제품 생산자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다. 소비자는 제품 상세 페이지에서 해당 제품을 누가, 어디에서 만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이는 윤리적 소비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큰 신뢰감을 준다. Zero Waste Club은 단순한 친환경 제품이 아니라, 생산부터 소비, 폐기까지 전체 사이클을 고려한 브랜드 운영을 보여주는 사례다.

또한 영국 기반의 Wild는 제로웨이스트 데오드란트 시장을 혁신한 브랜드로 꼽힌다. 일반 데오드란트는 대부분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있으며, 다 쓴 후 재활용이 어려운 구조다. 그러나 Wild는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재사용 가능한 사례와 함께, 리필만 교체하면 되는 구조의 천연 데오드란트를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다. 다양한 향과 깔끔한 디자인, 손쉬운 리필 시스템 덕분에 빠르게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했고, 많은 고객들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실질적인 체험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Wild는 특히 10대와 20대를 표적으로 삼은 SNS 캠페인을 통해 제로웨이스트 제품도 감각적일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3. Blueland & Who Gives A Crap: 제로웨이스트 일상화에 성공한 브랜드


미국의 Blueland는 주방세제, 욕실 클리너, 핸드워시 등을 고체 형태의 정제(태블릿)로 만들어 판매하는 브랜드다. 사용자는 한 번만 전용 유리병을 구입하면, 이후에는 태블릿만 구매하여 물에 넣어서 사용하면 된다. 이 브랜드는 제로웨이스트 생활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고체 세정제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을 대폭 줄이고, 사용의 편리성까지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제품의 가격대도 합리적으로 설정되어 있어, 제로웨이스트 입문자들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Blueland는 단순히 환경을 지키는 것뿐 아니라, 소비자 경험을 고려해 제품 설계부터 패키지 디자인까지 꼼꼼하게 신경 쓰는 브랜드다.

한편, Who Gives A Crap은 이름부터 유쾌하고 직관적인 제로웨이스트 브랜드로, 친환경 화장지와 키친타월을 판매한다. 이 브랜드는 모든 제품을 100% 재생지로 제작하고, 개별 포장도 종이로 되어 있어 완전한 플라스틱 프리 구조를 유지한다. 또한 수익의 일정 비율을 위생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 기부함으로써, 사회적 책임까지 실천하고 있다. 그들은 ‘화장지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제로웨이스트를 더 쉽고 즐겁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특히 화장지 제품은 누구나 사용하는 일상 아이템이기 때문에, 이 브랜드의 성공은 제로웨이스트가 일상에 녹아들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4. 브랜드의 성공에서 배우는 지속 가능성의 조건

해외의 제로웨이스트 브랜드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은 단지 친환경이라는 키워드 때문만은 아니다. 이들은 ‘지속 가능성’을 단지 컨셉으로 삼지 않고, 제품의 기획부터 생산, 유통, 마케팅, 심지어 고객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친환경 가치가 일관되게 반영되도록 설계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얼마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지를 철저히 고려했다는 점에서 기존 친환경 제품들과 차별화되었다. 제품을 단순히 친환경적으로 만든다고 해서 소비자가 따라오는 것은 아니며, 기능성, 디자인, 가격, 지속 사용성까지 모두 만족해야 비로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러한 글로벌 브랜드들의 사례는 국내 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한국에서도 제로웨이스트 브랜드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포장만 바꾸고 친환경을 강조하는’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진정한 지속 가능성은 브랜드 철학과 실천, 고객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이 동시에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Package Free Shop, Ethique, Blueland, Wild 같은 브랜드들은 바로 그런 전략을 실천해 왔고, 그 결과 전 세계 수많은 고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도 점점 더 이런 글로벌 스탠다드를 요구하고 있으며, 앞으로 한국에서도 이와 같은 진정성 있는 제로웨이스트 브랜드가 더 많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